대형 상조업체도 재정부실…소비자 피해 급증
<앵커>
상조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중소 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은 데 이어 대형 업체에서도 재정 부실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업체는 자본잠식까지 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임현철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상조업체에 대해 고객들이 낸 돈의 40%를 은행이나 공제조합에 의무적으로 맡기도록 했습니다.

난립하던 소규모 업체들이 경영난으로 폐업하자 서비스도 받지 못한 채 낸 돈도 돌려받지 못하는 고객 피해가 잇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재정 부실화는 대형 상조업체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자산 100억원이 넘는 24개 대형 상조업체 중 영업이익을 낸 곳은 단 1개에 불과합니다.

영업실적이 안 좋다 보니 부채증가는 물론 자본잠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상조는 자산이 376억원인데 부채는 이보다 2.4배 많은 919억원에 달했고 삼성복지상조와 디에이치상조도 부채가 자산보다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또 우리상조개발은 적자 누적에 따른 자본잠식으로 2년 연속 회계감사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상조업 특성상 초기 비용지출이 많은 탓도 있지만 영업적자가 누적되면 부도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 피해는 갈수록 늘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조회사 관련 피해 건수는 2010년 600여건에서 지난해 720건으로 20% 증가했습니다.

부실 상조업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소비자들의 신중한 선택과 정책 당국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